[판타지 스킬] 25화

2019-01-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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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스킬 표지
[데일리게임] 제 25화

“처음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 땐 숲에 내가 누워 있는 거야. 물론 그때 기억을 잃었지. 그리고 내 주변에 나와 똑같이 도울이 쓰러져 있었고 카인도 쓰러져 있었지. 혹시나 아는 사이일까 해서 깨워 봤지만 둘 역시 자신들의 이름도 모르고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 거야. 그렇게 하루가 지났을 때 우연히 하나의 상자를 발견했는데 그곳에 우리들의 무기가 들어 있었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고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각자 무기를 챙겼지. 그리고 그때부터는 악몽이었어.”

“악몽?”

기억하기도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설명을 하자 내 말을 끊고 라휀이 입을 열었다. 주변의 사람들도 내 이야기에 빠져 측은한 표정을 지었다.

‘좋아, 좋아. 표정을 보아하니 반은 넘어왔군.’

마음속으로 씩 웃으며 나는 간단하게 마무리를 짓기 위해 입을 열었다. 상당히 감정이 들어간 표정도 곁들이면서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그래, 악몽이었지. 그때부터 이 년 동안 우리는 제대로 잘 수 없을 만큼 매일매일 우리를 죽이기 위해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처리해야만 했으니까.”

“이 년 동안?!!”

이 년 동안이란 나의 말에 모두가 놀라 소리를 질렀다.

얼쑤! 완벽하게 속았군. 뭐, 일 년 조금 안 된 거지만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지려면 이 년이 나을 것 같아 불리는 게 더 잘 속겠지.

깜짝 놀라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나는 침울하면서도 그때의 무서움이 기억났다는 듯 핼쑥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년 동안. 처음엔 큐링부터 시작해서 일반 들짐승들, 오거, 하피, 트롤, 오크…… 심지어 스켈레톤까지…… 정말 몇 번을 죽을 고비를 넘겼는지 세어 보자면 수도 없을 지경이었어.”

물론 더 나아가서 스톤과 좀비, 와이번 그리고 마스테마가 조합한 키메라 등 무지막지하게 이곳에서조차 보기 힘든 몬스터들과도 싸워봤지만 이런 애길 꺼내 놓으면 분명 믿지 않거나 이상하게 생각할게 분명하기 때문에 나는 적당한 선에 잘라 말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상한 풀과 과일들이 많았는데 내 생각에는 그걸 먹어서 몸이 좀 변화가 된 것 같아. 카인은 과일을 하나 잘못 먹어서 탈이 나 죽을 뻔한 적도 있었어.”

‘사실은 내가 모르고 상한 음식을 먹게 해 삼 일간 복통에 시달리게 한 거지만.’

“그렇게 계속 몬스터들과 싸우다가 갑자기 몬스터들이 뜸해졌는데 그때 갑자기 우리들은 기절한 듯 쓰러졌었나 봐. 눈 떠 보니 전에 말했던 섬에서 깨어났으니까.”

“그렇군.”

“대단하군요. 이 년간 몬스터들과…….”

백작과 지크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모두들 맞장구쳐 주었다. 그들의 모습에 나는 이제 완벽하게 말했으니 더 이상 의심하지 않을 거란 자신감으로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러던 중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치르윈이 입을 열었다.

“듣고 보니 마치 누군가가 일을 꾸민 것 같은데요.”

“듣고 보니 그렇네. 어느 섬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몬스터가 우글거리는 곳은 찾아보기 힘든데 말이지.”

치르윈의 말에 조용히 듣던 지크얀이 입을 열었다. 그러자 가르보 백작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던전 같은 곳일 수도 있군요.”

‘허걱―!’

백작의 말에 나는 놀라 혀를 깨물 뻔했다. 하지만 다행히 카인이 나서서 상황을 종료시켜 주었다.

“우리도 그런 생각을 해 보았지만 현재 우리들이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 짐작되는 사람을 찾을 길은 없어. 우선은 기억이 돌아와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

“그렇겠네요.”

카인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중 조용히 눈을 반짝이며 듣고 있던 라휀이 옆에서 듣다 놀라며 나에게 쪼르르 달려와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봤다.

“우와! 그럼 아리스도 이 년 동안 그렇게 강해진 거란 말이야?”

“글세…… 기억을 잃기 전에는 내가 뭘 했는지 모르니까. 하지만 확실히 그때 일로 인해 몸이 강해진 건 사실이야.”

“햐! 대단해! 나중에 그럼 드래곤 슬레이어도 되는 거야?”

“글쎄…… 드래곤은 세잖니.”

‘그 드래곤만 만난다면 유혹을 하든 빌든 어떻게 해서라도 구워삶아 마왕을 죽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머릿속으로 드래곤만 만나길 비는 나를 향해 라휀은 두 눈을 반짝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용히 우리의 이야기를 듣던 란슬로는 생각을 정리한 듯 고개를 들어 나에게 입을 열었다.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나쁜 기억일 텐데 괜히 기억나게 해서 미안하다.”

“아냐. 사실 우리도 그렇게 질리도록 몬스터를 잡지 않았다면 분명 란슬로의 말처럼 베지도 못했을 거야. 그땐 정말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별짓 다 했었거든.”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던 란슬로는 자신의 옆에 있는 도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궁금했던 것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

힘차게 기지개를 켠 란슬로는 다시 원래의 그로 돌아와 주변을 돌아다니며 잘 준비를 했다.

치르윈 역시 손에 쥐었던 커피를 마저 마신 뒤 야영지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니며 트랩과 마법을 걸어 놓았다.

모든 것이 끝나자 제일 먼저 가르보 백작이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그럼 오늘은 이만 자도록 하지요. 내일 일찍 식사를 끝내고 출발할 예정이니 푹 주무시길 바랍니다.”

“좋은 꿈꾸세요.”

“푹 주무세요.”

잘 자라는 인사를 건네고 도울도 슬슬 피곤했는지 자신의 자리로가 누워 잠을 청했다. 하나 둘 빠져나가 자신의 침낭으로 가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카인이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침낭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걸어갔다.

“어디 가?”

“볼일 보러 간다.”

어둑한 곳으로 걸어가는 카인을 보며 나는 어깨를 으쓱한 뒤 슬슬 졸음이 오는 것을 느끼고 침낭으로 걸어갔다. 포근한 침낭에 들어가 이불을 말아 덮으며 눈을 감자 제법 나도 졸렸는지 금세 깊은 잠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 다음 날, 우리들은 서둘러 아침 식사를 한 뒤 수도를 향해 다시 이동했다. 아침에 훈련을 못한 라휀 덕에 마차 안에서 나는 라휀에게 쉽게 발차는 법과 빠른 스텝으로 적에게 다가가거나 피하는 법을 가르쳐 주며 시간을 보냈다.

식사 시간 때마다 큐링을 세워 두고 빠르게 적에게 붙는 방법과 떨어지는 법, 발을 찰 때 효율적으로 차는 방법을 코치해 주며 식사를 했고 저녁때도 마찬가지로 그날 하루 가르쳐 준 것들을 복습을 시켜 주었다. 그리고 체력을 기르게 하기 위해 달달 볶아 몸이 움직일 수 없더록 만들고 유연성을 위해 다리 찢기는 기본으로 허리 숙이기, 다리 벌려 배를 땅에 붙이기 등 철저히 교육을 시켰다.

뭐, 찢기 기술에 고통스러워 비명을 지르는 라휀 말고는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보내며 라휀이 어느 정도의 실력이 붙을 때쯤에서야 우리 일행은 목적지인 수도 캔벌룬에 도착했다.

멀리 왕성이 눈에 들어오며 이곳이 수도라는 것을 실감했다.

축제가 다가와서인지 수도 캔벌룬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정도로 많았다. 게다가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간간이 여러 개의 짐을 들고 다니는 드워프도 보였고 물건을 흥정하는 엘프도 몇몇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는 타 종족이 돌아다니는 것이 익숙한지 아무도 그들을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신기해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들은 없었다. 관문을 지키는 경비병들에게 몇 가지 확인을 한 백작이 도시를 둘러보는 우리들에게 만족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예상보다 하루 더 빨리 도착했군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가르보 백작의 말에 치르윈이 옆에 서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번엔 다행히도 몬스터들의 습격이 없었네요. 다친 사람도 없고 말이죠.”

“치르윈 양 덕분에 편안한 여행길이 되었습니다.”

“어머, 어머! 제가 오히려 편하게 와서 감사한걸요. 용병이라면서 용병다운 일은 전혀 못해서 죄송하네요.”

“…….”

가르보 백작과 치르윈은 서로의 눈만 바라보며 또다시 진득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둘을 바라보며 나머지 일행들은 나직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주 깨를 쏟아요, 쏟아!’

어떻게 둘이 입만 열면 이 러브 모드인 거냐. 댁들은 적당히 라는 것도 없는 게요?

“쩝.”

“어머? 무슨 일 있나요?”

“아냐, 아냐. 근데 이젠 어디로 가?”

“우선 저희 저택으로 가도록 하지요. 계약은 다시 저희 본가로 도착하는 날까지이니까요.”

나를 보며 묻는 치르윈의 말에 나는 재빨리 말을 돌려 어디로 갈 건지 물어보았다. 내 말에 백작은 씨익 웃으며 자신의 저택으로 마차를 몰았다. 마찬 안에서 투덜거리는 라휀을 보다 말을 건넸다.

“라휀, 접수 마감이 언제까지지?”

“5일 뒤.”

“그럼 4일간 특별 훈련을 하고 4일째 훈련 끝낸 뒤 란슬로, 지크얀, 카인과 나에게 시험 봐 합격하면 접수하도록 해 줄게.”

“응! 열심히 할게.”

두 주먹을 꽉 쥐고 의욕 충만한 모습을 보여 주는 라휀을 보며 나는 4일간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선 너를 위해 내 특별히 모래주머니도 만들어서 확실하게 우승은 가뿐히 할 정도의 실력으로 만들어 주지.

음하하하하!

시작의 이야기 하나. 마스테마의 등장

웅성거리며 주변이 시끌시끌했다.

무리도 아니다.

삼 일 뒤, 이곳 캔벌룬에서 커다란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축제의 소문을 듣고 이웃나라부터 시작해 인간들과 교류가 있는 몇몇의 종족들도 이곳 캔벌룬에 모여들어 성황을 이루었다.

도시 한가운데에 만들어진 커다란 분수는 시원한 물줄기를 줄기차게 뿜어내었고 그 분수대 밑에서 아이들은 노점상에 파는 신기한 장난감들을 가지고 정신없이 놀고 있었다.

거리마다 빈틈이 없을 정도로 노점상이 늘어서며 갖가지 종류의 먹을거리를 팔았고, 몇 개의 소규모 서커스단이 돌아다니며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이번 시즌이 대목이라는 듯 건물 안에 있던 여러 주점들과 식당들은 거리 밖에서도 먹을거리를 팔며 바쁘게 뛰어다닐 정도였다.

그 바쁘게 뛰어다니는 종업원 뒤에는 음식을 주문하며 먹기에 바쁜 손님들이 가게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런 그들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게다가 특이하게도 그 남자의 머리카락은 보라색을 띠고 있었다.

그 보라색 머리의 남자 주변으로 값비싼 옷을 걸친 여러 명의 여자들이 눈길을 주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 남자의 옷은 상당히 값비싸 보였고 또한 외모도 잘생겨 호감이 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서로 눈치만 볼 뿐 직접적인 행동을 선뜻 저지르는 여인은 없었다.

다름 아닌 그녀들이 찍어 둔 보라색 머리의 미남자는 상당히 기분이 나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끄럽군.”

마스테마는 상당히 불쾌했다.

다름 아닌 주변의 시선에 기분이 나빴고 꾸역꾸역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마계로 들어가 자신의 아늑한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절실했다.

아니, 사실은 이곳에 오기 전부터 자신은 기분이 상당히 나빠 있었다.

다름 아닌 자신의 영원한 천적인 마왕 때문에.

어젯밤 갑작스러운 마왕의 긴급 호출로 인해 마왕이 기거하는 성으로 가게 되었던 일이 떠올랐다. 솔직히 가고 싶지 않았지만 전령까지 붙여 자신의 저택으로 보내 모셔 오라고까지 시킨 것을 보면 꽤 다급한, 그러니까 즉 사적인 일이 아닌 공적인 일로 부른 것 같았기에 안심하고 마왕의 성으로 달려갔다.

이제 그 마왕이 조금은 자신의 위대(?)함을 느끼고 제대로 된 임무를 주려는가 하는 기대감도 솔직하게 조금 들었던 마스테마였다(여태까지 임무랍시고 하급 마족도 하지 않는 쓸데없는 걸들로 자신을 불러내 부려먹던 마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스테마의 작은 기대감을 무참히 일그러뜨린 마왕이었으니, 바로 마왕의 침실 경호(마왕이 잠들 경우 침대 옆에 서서 경호를 하는 임무)를 시킨 것이었다. 보통 그런 일은 결계나 마왕이 기르는 마물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하찮은 일을!

자신보다 한참 아래인 마족들이 보는 앞에서 당당히 내뱉는 마왕의 말에 마스테마는 또다시 수치심과 함께 자존심에 금이 가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거절할 수 없는 절대 권능이 얼마나 저주스러웠던지.

자신의 눈을 피해 쑥덕거리는 마족들을 보며 마스테마는 다시금 칼을 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제일 재수 없는 놈을 그 자리에서 소멸해 주고 쑥덕거리는 녀석들을 향해 거침없이 힘을 개방해 쑥대밭으로 만들긴 했지만 또 다시 마왕의 절대 권능에 제지당해 쫓겨나듯 마왕의 성에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뿌득! 두고 보자, 마왕!”

“하하하하!”

“!!”

어제의 기억으로 이를 갈며 복수를 다짐하던 마스테마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순간 이곳이 인간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주변이 시끄러웠기에 마스테마는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우선 계획한 대로 그곳에 가 봐야겠어.”

자리에서 일어나 음료 값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식당에서 빠져나온 마스테마는 슬쩍 주변을 바라보다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제 곧 이곳에 자신이 만든 키메라들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진 마스테마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완성한 세 명의 키메라를 떠올렸다.

물론 엘프가 된 은호는 그리 걱정은 없지만 나머지 둘 하현과 도후는 꽤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보통 인간이라 하면 자신의 정체만 밝혀도 벌벌 기는 존재들이었기에 도후나 하현처럼 바락바락 대드는 건 처음이었다.

대들기뿐이던가?

자신을 죽일 듯 검으로 달려드는 인간 또한 없었다.

죽일 듯한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마치 난도질할 것처럼 윽박지르며 오히려 배 째라는 식으로 행동한다. 물론 자신의 원래 성격이었다면 아무 말 없이 소멸시켜 버리겠지만 마스테마는 우선은 참아야 한다고 머릿속으로 최면을 걸어 자신의 불같은 행동을 제어해 두었다.

그들은 마왕을 죽이는 데 필요한 소도구이기 때문에 마왕이 죽기 전까지 상처 하나 나서는 안 되는, 나름 귀하신 자신의 부하이니까 말이다.

“뭐, 마왕만 죽게 되면 내 머릿속의 제어는 풀리게 되니 그때 가서 천천히 괴롭히며 죽이는 것도 재미있겠지.”

다각 다각―!

키득거리며 먼 미래를 꿈꾸던 마스테마의 맞은편에서 마차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차 문 앞에 달린 문장으로 보건대 꽤 지위가 높은 가문의 마차인 듯싶었다.

“흐음……!”

마차 주변으로 여섯 필의 말을 탄 사람들이 마차를 호위하듯 둘러싸고 거리를 가로질러 갔다.

누구를 호위하는 걸까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든 마스테마였다.

다각 다각―!

제일 먼저 세 필의 말이 마스테마를 지나쳤다. 그리고 이어서 마차가 마스테마의 옆으로 지나갔다.

“호……!”

흘낏 마차 안을 바라보던 마스테마의 눈동자가 커지며 슬쩍 입술 끝이 말아 올라갔다.

마차 안에는 상당한 미녀와 미남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새하얀 얼굴에 칠흑의 머리카락, 조각 같은 외모의 차가운 미남형의 남자와 금발을 한 여자 같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엘프 소년, 그리고 물빛 머리카락의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소녀.

그리고 그 셋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익숙한 얼굴이었기에 마스테마는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도착했군.”

비릿한 웃음이었다.

뭔가 음흉한 속셈을 가진 듯한 눈초리도 한몫해 마스테마의 모습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슬쩍 고개를 돌려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마스테마는 이내 등을 돌려 가려던 목적지로 발걸음을 향했다.

넘치는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피하면서 사뿐히 걷는 마스테마의 뒷모습은 여전히 눈에 띄었다.

그가 가는 길의 끝에는 올해의 가장 기대되는, 이 도시에 이렇게 사람이 몰린 가장 큰 이유인 토너먼트 접수장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앞서 지나가던 마차 안의 세 명 또한 같은 목적지를 향해 지나간 것이었다.

물론 그 세 명은 마스테마 본인의 귀중한 도구인 키메라들이었다.

류현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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