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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오버워치 리그의 필요충분조건

이윤지 기자

2016-09-22 01:43

[기자석] 오버워치 리그의 필요충분조건
e스포츠엔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가 있다. 이 둘은 진득한 연관성을 갖는데 e스포츠를 시청하면서 얻는 재미가 게임 플레이로 연결되기도 하며, 플레이에서 얻은 즐거움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곤 한다.

이처럼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가 맞물렸을 때 그 종목은 e스포츠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는다. 그런 면에서 출시 이후 LoL의 PC방 점유율을 추월하며 인기를 모은 오버워치는 하는 재미를 인정 받았다. 다만 보는 재미까지 충족했는가엔 의문 부호가 따랐다. 옵저버로 공중전까지 펼쳐지는 입체적인 전장을 담아내기 어렵다는 이유가 컸다.

그럼에도 오버워치의 e스포츠화는 꾸준히 진행됐다. 해외 프로게임단은 앞다투어 오버워치팀을 창단했고, 국내에서도 인벤 오버워치 파워리그, 다나와 오버워치 배틀, MK챌린지 오버워치 등 다양한 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국내 최대 게임 전문 방송사 OGN까지 합류했으니 그야말로 '오버워치 시대'가 막을 연 셈이다. 총 상금 2억 원 규모로 펼쳐지는 오버워치 APEX는 10월 7일 첫 선을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슈퍼리그,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등 굵직한 리그를 개최하고 있는 OGN인만큼 운영과 중계의 질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다만 그 동안 개최된 리그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이 남아 있으니 OGN 또한 주의집중할 필요가 있다.

시급한 것이 옵저버 문제. MK챌린지 오버워치를 취재하던 도중 난감한 상황을 맞은 적 있다. 옵저버가 위도우 메이커의 저격 장면을 보여주는 사이 화물을 둘러싼 공방에서 교전이 벌어진 것이다. 4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교전이었으나 경기 속도 상 다시보기가 불가능했고, 구체적인 상황은 시청자가 각자의 머릿 속에 그려볼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후방에 숨어 상대를 노리는 저격수의 위치와 공중을 활보하는 메르시, 파라같은 영웅의 움직임, 점령지와 화물 부근에서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교전들을 다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블리자드 또한 머리를 싸매고 있는 문제니만큼 현재까진 방송사의 재량이 옵저버의 질을 좌우했다. OGN 또한 오버워치 APEX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규정에 대한 공정성도 마련돼야 한다. 블리자드가 오버워치의 공식적인 e스포츠 규정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리그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OGN 또한 오버워치 APEX만의 규정을 만들 것이다. 그 때 공격과 수비 진영은 어떻게 정할지, 동점 상황에서 어떻게 승부를 결정낼지 양팀 다 납득 가능한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OGN까지 발을 들이며 오버워치는 본격적으로 e스포츠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는 재미에 대해선 '그린 라이트'를 받은 오버워치. e스포츠로 성공하기 위해선 보는 재미까지 잡아야 한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이윤지 기자

ing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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