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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 껍질 깨고 나와라

남윤성 기자

2017-03-22 00:24

PC방과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긴 무한도전 멤버들(사진=무한도전 캡처).
PC방과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긴 무한도전 멤버들(사진=무한도전 캡처).
지난 18일 7주 동안의 휴식기를 마치고 나온 '무한도전'은 '대결!하나마나'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게임과 볼링, 보드 게임 등 그동안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것.

무한도전 멤버들은 PC방을 찾았고 회원 가입하는 장면부터 실제로 게임하는 장면까지 방송을 탔다.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40대 중반들은 회원 가입부터 애를 먹었고 게임을 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PC방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를 즐긴 무한도전 멤버들은 컴퓨터를 상대로 가까스로 승리했고 유저들과의 대결에서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후 이들의 발걸음은 오락실로 향했다. 고전 아케이드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로 대결을 펼치기로 했고 유재석과 양세형의 대결이 펼쳐졌다. '아도겐'을 연발한 양세형은 유재석을 제압하면서 재미를 줬다.

게임이 공중파의 예능 프로그램에 이토록 오래 등장한 것은 가히 처음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김종민 등이 '1박2일'에서 PC방을 찾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로 1대1 대결을 펼치기도 했지만 이처럼 길지는 않았다.

게임은 최근 예능에서도 자주 소개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공중파는 아니지만 케이블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tvN의 '신서유기3'에서는 멤버들을 모아 놓고 스타1에 등장하는 유닛들을 소리만으로 맞히는 내용이 나온 적이 있다. 스타1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팬으로 알려진 조규현이 아이디어를 내서 시작한 대결에서 당연히 우승할 것으로 보였지만 배우 안재현이 디파일러가 저글링을 컨슘하는 소리를 맞혀 화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은지원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송민호는 오버워치의 '광팬'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부각되기도 했다.

게임은 더 이상 숨어서 즐기는 콘텐츠가 아니다. 1020 세대들은 새로 나오는 대세 게임들을 몰라서는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을 맞았고 10대에 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은 이제 3040에 접어들고 있다. 세대마다 즐기는 게임이 달라서 세대간 대화 주제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도하기에는 적절한 매개체가 됐다.

게임은 음악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주름 잡은 것은 음악이다. '불후의명곡', '복면가왕', '너의목소리가보여', '프로듀스101', '쇼미더머니' 등 나오는 음악 프로그램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면서 음악을 즐기는 팬층을 넓히고 있다. 힙합에 친숙하지 않은 3040들은 '쇼미더머니'를 통해 힙합을 알게 되고 8090 음악이 나온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불후의명곡'을 통해 부모 세대의 감성을 접한다.

최근 10년 동안 게임이 겪고 있는 수난을 감안하면 아직 우리나라에서 게임이 메인 스트림이 되는 일은 아직 요원할 수 있다. 하지만 SBS의 '게임쇼 유희낙락'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공중파나 케이블TV 등을 통해 더 노출되면서 친숙해진다면 게임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깰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껍질 깨기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공중파나 케이블TV에 광고만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사회 친화 활동이 필요하다. 드라마나 예능에 PPL에 나서든, 사회공헌활동을 공식화하는 것도 좋다. 김병관 웹젠 의장처럼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업계 전체의 이미지 제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스포츠를 활용해 풀어낼 수도 있다. 스타1은 몰라도 임요환, 홍진호는 안다는 말처럼 스타 플레이어를 육성한다면 게임에 대한 친화도도 높아진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SK텔레콤 '페이커' 이상혁이나 kt 롤스터 '스코어' 고동빈처럼 인지도 높은 선수들이 공중파에 나와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알리면서 직업 활동으로서의 가치가 있음을 알리는 것도 좋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남윤성 기자

the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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