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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히오스 원래 이름은 도타? 블리자드VS.밸브 상표권 분쟁

심정선 기자

2017-05-26 19:01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 다룰 이야기는 최근 순위 역주행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블리자드의 '히어로즈오브스톰'인데요. '히어로즈오브스톰'의 본 이름이 '블리자드 도타'였다는 걸 아시나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게 된 사연 지금 살펴보시죠.

◆발단은 '워크래프트3' 이용자 맵 '도타 올스타즈'

'블리자드 도타'의 초기 아트
'블리자드 도타'의 초기 아트

사건의 발단은 밸브의 '도타2'의 원조격인 '도타 올스타즈'에서 시작됩니다. '도타 올스타즈'는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에서 제공하는 맵에디터로 만들어진 '유즈맵'이었는데요.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채택하고 여러 커뮤니티의 아이디어와 자료를 채택해 발전해 온 게임이었습니다.

블리자드는 게임 내 동의사항으로 규정으로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 저작권을 모두 가진 상태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밸브는 '도타'의 개발에 착수하며 2010년 10월 '도타2'의 상표권을 등록 신청했습니다.

[게.이.머] 히오스 원래 이름은 도타? 블리자드VS.밸브 상표권 분쟁

그 이유는 밸브는 '도타'의 원작자인 Eul과 '도타 올스타즈'의 후기 제작자인 IceFrog를 영입했는데, 개발자가 '도타'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길 원했기 때문이고, 원인은 블리자드가 동의를 구한 것은 저작권이지 상표권은 별개의 문제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는 블리자드 역시 '블리자드 도타'를 개발 중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정면으로 부딛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3'에서 태생된 '도타'를 밸브가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며 강력하게 비난했죠.

◆시작된 분쟁, 블리자드의 주장은

블리자드와 밸브의 갈등을 둘러싸고 세계 각국 게이머들의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블리자드와 밸브의 갈등을 둘러싸고 세계 각국 게이머들의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공방전은 작년 11월 시작됐습니다. 블리자드가 미국 특허청에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도타' 상표권 등록 취소 공문을 발송한 것인데요. 블리자드는 '도타'의 태생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밸브의 상표권 등록이 '날치기'라며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블리자드가 제출한 자료 내용에는 오리지널 '워크래프트3'의 모드가 어떻게 처음 나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는데요. 게임의 에디터가 만든 모든 관련 재산은 EULA(라이센스 합의)에 근거해 모두 블리자드의 자산이라는 게 주된 주장이었습니다.

즉 '도타' 자체가 '워크래프트3'의 게임 메커니즘, UI,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있고 또 구동되는 만큼 소유권이 블리자드에 있다는 게 확실하다는 주장이죠.

당시 블리자드 측은 "'도타'는 '워크래프트3'의 모드 중 하나고 플레이를 위해 반드시 게임을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밸브의 상표권 독점 권리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밸브도 물러서지 않는데

미국 특허청의 '도타' 상표권 분쟁 관련 문서 중 일부
미국 특허청의 '도타' 상표권 분쟁 관련 문서 중 일부

그러나 밸브 측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2010년 12월에는 블리자드의 주장에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자료를 특허청에 제출했는데요.

밸브의 주장은 '명분'이었습니다. 태생을 내세운 블리자드지만 사실상 블리자드가 '도타'의 상표권과 관련해 강제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는 말이었죠. 이용자들이 '도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블리자드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상표권 등록 자체와 관련하여 블리자드가 그 권리를 주장할 명분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낳은 사람이 부모가 아니라 키운 사람이 부모'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도타' 역시 다수의 개발자들이 직접 창조한 고유의 게임물인 만큼 가치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죠.

이렇듯 양사가 대립각을 세우자, 미국 특허청은 분쟁 조정을 위해 2011년 1월 25일부터 '도타' 상표권에 대한 소송과 관련된 사실관계나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증거 개시'를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합의, 그리고 탄생한 '히어로즈오브스톰'

2012년 5월 11일, 약 2년간 법적 분쟁을 진행해온 밸브와 블리자드는 도타 상표권에 대해 서로 합의했습니다.

밸브는 '도타2' 상표권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고 블리자드는 개발 중인 '블리자드 도타'의 명칭을 '블리자드 올스타즈'로 개명했죠. 또한 블리자드는 '도타' 상표를 '워크래프트3'나 '스타크래프트2' 유즈맵에 한해서만 비영리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밸브 게이브 뉴웰 대표
밸브 게이브 뉴웰 대표

당시 밸브 게이브 뉴웰 대표는 "상호 간의 아무 이익도 없는 분쟁이 합의에 이르러 기쁘다.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좋은 게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으며 블리자드 랍 팔도 부사장은 "이번 합의로 서로 간의 게임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밸브와의 합의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분쟁이 지긋지긋했다는 느낌이네요.

그리고 이렇게 이름이 바뀐 '블리자드 올스타즈'는 이후 '히어로즈오브더스톰'으로 다시 타이틀이 변경돼 출시됐습니다. 블리자드가 이렇게 공들여 만든 게임인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인 만큼 최근의 상승세가 더욱 기쁠 것 같네요.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심정선 기자

na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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