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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STAR] '롤챔스 첫 3,000 어시스트' 앞둔 '고릴라' 강범현의 서포터 인생

이윤지 기자

2017-06-07 10:48

[LOL STAR] '롤챔스 첫 3,000 어시스트' 앞둔 '고릴라' 강범현의 서포터 인생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누구일까. 어시스트 기록의 상위권에는 서포터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고, 그 중에서도 롱주 게이밍의 '고릴라' 강범현이 선두였다.

LoL 챔피언스 서머 2013을 통해 데뷔한 강범현은 다년 차 베테랑으로 롤챔스 2017 스프링까지 2,624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롤챔스 2017 서머에서 34어시스트를 더했으니 3,000 어시스트라는 대기록까지 342 어시스트가 남은 셈. 최근 세 번의 정규 시즌에서 평균 372.67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강범현인만큼 기록 달성은 먼 얘기가 아니다.

서포터라는 포지션과 어시스트 기록은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다. 하지만 강범현은 아쉬워하는 기색 없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물론 롤챔스 첫 3,000 어시스트라는 기록에 대해선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만큼 욕심은 난다"고 대답했다.

롤챔스 첫 3,000 어시스트를 목전에 둔 강범현. 게임 내에서는 물론 현실까지도 '천상 서포터'라는 그는 어떻게 서포터가 됐을까. 그의 데뷔와 원거리 딜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롤을 처음 했을 때부터 서포터를 했나. 어떻게 서포터 포지션을 접하게 됐나.
A 고등학교 3학년 때, 공부를 하려고 기숙사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밤마다 기숙사에서 빠져나와 PC방을 가더라고요. 따라가서 롤을 배웠죠. 애니로 시작해 골드를 달성했고, 이후에는 아리로 2,000점을 찍었어요. 근데 아리가 하향되고 나니 안 통하더라고요. 그제서야 서포터로 역할군을 바꿨어요.

Q 서포터의 어떤 점에서 재미와 매력을 느꼈나.
A 공격진은 컨트롤 하나 하나가 중요하잖아요. 반면 서포터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서서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죠. 전 그 점이 좋았어요. CS 하나 하나를 집중해서 먹는 것보다 팀을 아우르는 역할이 좋더라고요. 동료들이 발견하지 못한 정보를 인식시켜주는 재미도 있고요.

[LOL STAR] '롤챔스 첫 3,000 어시스트' 앞둔 '고릴라' 강범현의 서포터 인생
Q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됐나.
A 처음부터 프로게이머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대학 입시에서 원하는 곳을 못 갔거든요. 재수를 할까 생각하다가 만족하고,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추가 합격이라 오리엔테이션을 못 갔고, 동기들이랑 어울리지 못했어요. 학교 일과가 끝나면 혼자 게임을 하러 가니 점차 멀어졌고요. 그렇게 게임에 심취해 있었는데 나진 게임단에서 입단 테스트를 해보라는 연락이 왔어요. 중간고사를 안 보고 테스트에 올인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데뷔를 했죠.

챌린저 10등을 찍기도 했고,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했던 시기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아마추어 선수들 사이에서 '이 사람은 곧 데려가겠다'하는 순번이 있는데 슬슬 제 차례가 왔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어요.

Q 데뷔전은 기억나나.
A MVP 블루전이었던 것 같아요. '데프트' 김혁규 선수를 상대했는데 기분이 색달랐어요. 긴장을 엄청해서 '욕먹으면 안 되는데'라는 심정으로 했죠. 경기에서 못 하면 비난을 받으니까 무난하게 가려고 아무것도 안 했던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동료들과 얘기를 많이 나눴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죠.

Q 서포터가 아닌 다른 포지션을 한다면 어떤 것을 하고 싶나.
A 정글러를 할 것 같아요. 요즘 정글러 플레이가 공격적이라 서포터와 다른 점이 많지만 머리를 쓴다는 점에서 그나마 정글러가 나을 것 같아요.

Q 서포터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주목을 못 받는데 억울(?)한 적은 없었나.
A 부러웠던 적은 있어요. 같은 서포터 포지션인데 나와 다르게 그 팀의 하드 캐리라고 띄워주는 선수들을 보면 부러웠죠.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서포터라서 주목을 못 받는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Q 동료들을 잘 챙기기로 알려져 '현실 서포터'란 별명을 얻었다. 성격과 포지션의 연관성이 있나.
A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퍼줬어요. 일단 밖에 나가면 숙소에 무엇이든 사들고 오는 것이 몸에 배었죠. 주변 사람들이 적당히 써야 미래가 좋지 않냐고 할 정도예요. '힘든 것도 아니고, 사고 싶어서 사는 건데'라는 생각으로 많이 쓰기는 해요.

성격과 포지션을 연결시켜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서포터 선수들이 친화력이 좋아요. SK텔레콤 T1의 '울프' 이재완 선수나 kt 롤스터의 '마타' 조세형 선수도 그렇고요. 삼성 갤럭시의 '코어장전' 조용인도 말 수는 적지만 성격이 워낙 좋고요. 또 서포터 중에서도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장군님 같은 역할도 있고, 동료들이 빛나기를 원하는 선수들도 있잖아요.

Q 서포터로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A '이 챔피언하면 고릴라가 떠오른다'는 평가가 보일 때마다 뿌듯했어요. 지금은 '잔나하면 고릴라, 미스 포츈하면 고릴라'라고 하면서 죽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나를 알아 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서 뿌듯함을 찾죠.

[LOL STAR] '롤챔스 첫 3,000 어시스트' 앞둔 '고릴라' 강범현의 서포터 인생
Q 과거 '제파' 이재민과 오랜 시간 활동했다. 어떤 원거리 딜러였나.
A 제가 원거리 딜러 복이 있는 것 같아요. 같이 한 선수들 모두 성적이 좋았고, 제 플레이에 대해 고쳐야 할 점을 좋게 좋게 짚어준 형들이었거든요. 그 당시에 성격이 안 좋다고 알려진 선수들이 조금 있었어요. 그런데 전 경험했던 원거리 딜러 선수들은 모두 좋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Q 가장 오래 합을 맞춘 '프레이' 김종인은 어떤가.
A 제가 약간 말이 많고, 가벼운 스타일이면 종인이 형은 묵직한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힘들어할 때면 종인이 형이 버텨주면서 '잘 할 수 있다'고 기운을 넣어주시고요. 되게 좋은 형이라고 생각해요.

Q 합을 맞춰온 원거리 딜러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어떻게 다르던가.
A 재민이 형은 계산적인 사람이라서 아무리 못 싸워도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타이밍을 잘 잡아내요. 종인이 형은 직감적으로 상황에 따라 반응을 잘 하고요. 모두 잘 하는 선수들이었고, 원거리 딜러의 스타일에 맞추다보니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로코도코' (최)윤섭이형은 정신이 없었어요. 그 당시에는 잘하던 시기에서 약간 움츠렸다가 올라오는 시기였는데 경기를 안 하시다 보니까 저한테 많이 맡기셨죠. 재민이 형한텐 많이 끌려갔어요. 배우는 입장이었고, 재민이 형도 잘 알려주셨죠. 종인이 형은 의견을 어느 정도 내고, 소통하면서 풀어가는 스타일이에요.

[LOL STAR] '롤챔스 첫 3,000 어시스트' 앞둔 '고릴라' 강범현의 서포터 인생
Q 서포터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인 것 같나.
A 나진 화이트 쉴드에서 잔나를 썼을 때인 것 같아요. 쓰레쉬로 인정을 받고 있었는데 잔나가 뜨면서 '고릴라가 정상궤도로 올라왔구나'라는 평가를 들었어요. 그 때 자신감이 많이 상승했죠. 욕을 많이 들은 상태에서 위축되고 있었는데 편견을 벗고 좋은 선수로 인정 받았어요. 그 때가 제 인생의 전환점인 것 같아요.

Q 가장 애정하는 챔피언은 무엇인가.
A 시즌 별로 달라요. 처음에는 쓰레쉬였고, 그 다음은 잔나, 지금은 미스 포츈이에요. 하나만 꼽기는 어렵고 두루두루 잘 하는 서포터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롤챔스 2017 스프링은 어떤 시즌이었나.
A 1라운드 때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가 숨기고 있던 약점이 2라운드 때부터 드러나면서 많이 흔들렸던 것 같아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
A SK텔레콤 T1전이요. 예전부터 영혼의 라이벌이라는 얘기를 듣던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과 재밌게 경기 했어요. 그래서 기억에 남네요.

Q 서머 시즌 목표가 있다면.
A 롤드컵에 가고 싶어요. 모든 선수들의 목표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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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시스트 욕심은 없나. 롤챔스 최초 3000어시스트가 가능할 것 같은데.
A 욕심은 있어요. 선수마다 기록이 있잖아요. 기록은 영원히 남는 것이고요. 프로 게이머 생활을 하는데까지는 좋은 서포터로 남고 싶고, 기억되고 싶으니까 욕심이 나긴 해요.

Q 강범현은 어떤 서포터로 기억되고 싶나.
A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남고 싶어요.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분들에게도요. 또 선수를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서 저한테 느끼는 감정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목표예요. 물론 '잘 하는 선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싶고요.

Q 강범현이 생각하는 '최고의 서포터'가 가져야할 조건, 덕목은 무엇인가.
A 최고의 서포터라는 평가는 팀 스타일과 그 선수가 맡고 있는 역할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서포터는 남들이 보기에는 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스킬샷 하나 하나가 되게 중요해요. 기본적인 센스가 밑바탕이 돼야 하고, 피지컬도 필요하죠. 서포터가 군중제어기를 많이 갖고 있다보니 순간 순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 생각하기엔 이재완 선수가 이상적인 모습인 것 같아요.

Q 본인 스스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선수들마다 다른데 저는 솔로 랭크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솔로 랭크가 잘 되면 경기가 잘 풀릴 것 같고, 안 되면 자신감은 있지만 컨디션에 대한 의구심이 들죠. 솔로 랭크가 흔들리면 저도 흔들리는 것 같아요. 제가 실력이 올라온 이유가 솔로 랭크 점수가 올라서였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종인이 형이 민감해하지 말라고 조언해주는데 아직 영향을 받네요. 솔로 랭크에 대한 욕심을 조금 줄여야할 것 같아요.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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