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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의 '데드 아티스트' 김기열 "우리 집엔 왜 총이 없는가"

사진=박운성

2017-09-08 00:51

배틀그라운드의 '데드 아티스트' 김기열 "우리 집엔 왜 총이 없는가"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 1천 만장 판매. 개발사도 예상치 못한 대박을 터뜨린 배틀그라운드는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들의 도움이 컸다.

최근에도 수많은 스트리머들이 배틀그라운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개그맨 김기열이다.

김기열은 배틀그라운드가 스팀에 출시된 직후인 4월부터 방송을 진행했으니, 배틀그라운드가 국내에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데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긴 장면을 수도 없이 연출하는 바람에 팬들 사이에서 '데드아티스트'로 통하는 김기열과 배틀그라운드를 주제로 유쾌한 인터뷰를 나눴다.

Q 게임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작년 12월부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오버워치, 히어로즈 등을 하다가 2월부터 4월까지는 혼자 토크 방송을 했다. 4월에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면서 배틀그라운드로 방송을 하게 됐다.

Q 배틀그라운드 붐이 일기 전부터 시작했다.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정보를 접했나.
A 그 때 스팀이란 플랫폼에 대해 처음 알았다. 신기해하던 차에 유튜브에 배틀그라운드 영상이 올라왔다. 아마 출시 다음날이었을 거다. 재밌겠다 싶어 하게 됐다. 사실 스팀에서 '배틀'까지만 쳤다가 다른 게임을 샀다. 잘못 산건데 환불 할 줄 몰라서 그대로 갖고 있다.

Q 유튜브 구독자가 1만 명을 넘었다. 배틀그라운드 덕분인가.
A 유튜브 라이브로도 방송을 하니 구독자가 많이 늘었다. 썸네일 같은 것 없이 방송한 거 잘라서 올리는 수준이다. 배틀그라운드 때문에 많이 늘었다. 예전에 뮤직비디오 올린다고 만들었던 건데 배틀그라운드 하기 전엔 영상도 거의 안올렸고 구독자도 1~2천 명밖에 없었다.

Q 개인방송은 평균적으로 몇 명 정도 보나.
A 유튜브에서 1천 명 정도, 트위치TV에서 2~3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나는 시청자 수를 잘 안 보는데 시청자분들이 채팅으로 알려주시더라. 최근 홍진호씨랑 하면서 1,500명을 넘기기도 했다. 혼자하면 많이 안 본다.

Q 게임 쪽 인맥도 상당한 것 같다.
A 이윤열씨 결혼식도 갔었다. 전태양 선수와도 친하다. 임요환, 홍진호, 고인규, 김정민, 신정민 등과도 친분이 있다. '단군' 김의중 캐스터는 방송하면서 알게 됐는데 재밌는 친구다. 같이 마술 공연 보러간 적도 있는데 사람 자체가 웃기다.

Q 요즘 개그맨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다. 게임방송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A 처음엔 토크 방송으로 시작했다. 하루도 안 쉬고 3시간씩 했다. 먹방과 토크를 했는데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힘들었다. 어차피 방송 끝나면 또 게임하니깐 배틀그라운드 하면서 게임방송으로 하게 됐다. 말로 떠들고 하는 건 두세 시간 하면 진 빠지는데 게임은 조금 하다보면 어느새 6시간이나 지나있다. 그게 게임방송의 장점인 것 같다.

Q 정명훈, 유민상 등 다른 동료 개그맨들과도 자주 함께 게임을 한다.
A 웃기려고 해서 웃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우리는 무조건 1등을 하려고 한다. 근데 너무 못한다. 왜 그렇게 못하는지 모르겠다. 요즘엔 좀 잘해져서 예전 같은 맛이 안 나오긴 하는데 의도나 연출된 것은 없다. 내가 팀킬을 많이 한다고 알려졌는데 나는 의도해서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땐 PC 하나로 방송해서 프레임이 30 나올 때였다. 어둡고 하니 잘 안보여서 막 쏜 거다. 지금은 PC 2대로 해서 팀킬 안한다.

Q '데드 아티스트'란 별명도 생겼다.
A 하루 한 번은 꼭 이상하게 죽는다. 그래서 다른데서는 볼 수 없었던 영상들이 나오는 것 같다.

배틀그라운드의 '데드 아티스트' 김기열 "우리 집엔 왜 총이 없는가"

Q 한창 재미없는 개그맨 콘셉트로 밀고 나간 적이 있다. 게임에서 더 웃기는 것 같은데, 개그맨으로서 자존심 상하지는 않나.
A 웃기다는 말이 낯설다. 경계한다. '약 올리는 건가'하고….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속는 기분이다. 개그맨인데 웃기다는 말이 익숙하지 않다.

Q 배틀그라운드, 공중파에서 개그 소재로 쓰일 수 있을까.
A 지금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전 연령층이 알아야 하는데, 부모님 세대는 공감하지 못할 것 같다. 개그 소재로 삼아달라는 요청이 거의 매일 있다.

Q 꼭 공중파는 아니더라도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A 개그맨들끼리 영상을 만들어볼까 생각해봤는데 상당히 까다롭다. 영상과 소리, 편집 등 골치 아프다. 후배들 데리고 하면 밥값이나 차비도 줘야 하는데 한두 번도 아니고 무한정 줄 수도 없는 일이다. 고퀄리티로 하려면 금전적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협찬을 받자니 너무 상업적이 돼버릴 것 같다. 촬영 직전까지 갔다가 못하게 됐다.

Q 히어로즈도 굉장한 팬이라고 들었다.
A 7천 5백판이나 했다. 거의 매일 했다. 스타크래프트2도 거의 8천판 정도 한 것 같다. 히어로즈는 재밌는데 호불호가 있는 게임인 것 같다. 히어로즈에서 아무리 못해도 플래티넘이었는데 최근엔 골드에서 실버를 왔다갔다하니 미쳐버리겠더라. 요즘은 너무 못하니 방송하기도 창피하다. 다음 시즌에 할 생각이다. 이번 시즌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올라가겠다.

Q 좋아하는 e스포츠 종목이나 팀은.
A 히어로즈를 좋아한다. 인연 있는 L5를 응원한다. 스타2에서는 프로토스를 응원한다. 오버워치도 좀 봤는데 요즘은 배틀그라운드 개인방송을 많이 본다. 잘하는 분들 보면 다른 세상 사람 같다. 쏘면 죽더라. 총이 다른가? 오래 살아남아야 시청자 입장에서도 오래 보는데 나는 자꾸 죽으니 보는 맛이 없다. 의리로 보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잘하고 싶다.

Q L5와 어떤 인연이 있나.
A 안민우 매니저와 친하다. 스타2를 한창 할 때 다이아1에서 마스터 승급전이었는데 적으로 만났다. '얘만 이기면 마스터 간다' 했는데 너무 잘하더라. 대체 누군데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잘하나 하고 알고 봤더니 프로게이머 출신이었다. 대화를 하면서 스타2도 많이 배웠고, 히어로즈도 알파 테스트 때부터 같이 하면서 친해지게 됐다. 모든 게임을 다 잘하는 것 같다.

Q 직관 경험도 있나.
A 2013 WCS 시즌1 김유진-이신형 결승전 때 가장 앞에서 봤다. 영화보다 재밌더라. (전)태양이가 결승에 가면 응원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잘 못 가더라.(웃음) 최근에 데뷔 10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 두 번 했다. 라이브로 지켜봤다.

Q 전태양과 프로토스가 붙으면 누굴 응원하나.
A 그럼 태양이를 응원한다. '프사기'다.

Q 보통 자신의 종족에 대해선 '징징'인 편인데.
A '프징징'이었는데 사도가 나오고 '프사기'가 된 것 같다. 너프 먹어도 강한 것 같다. 요즘은 배틀그라운드 하느라 스타2를 잘 못하고 있다.

Q 새벽까지 게임하다보면 다음날 스케줄에 지장은 없나.
A 최근 촬영 때문에 바빴는데 날 새고 가서 민폐 끼친 적이 있었다. 평소엔 낮잠도 없고 촬영하다 존 적이 없는데 이번에 촬영 중에 졸았다. 민망하고 곤란하고 죄송하고 그랬다.

Q 연예인 게임단을 만들 의향은 없나.
A 게임은 많이 하는데 다들 바빠서…. 더 많이 늘면 생각해보겠다. 조만간 연예인 대회도 한 번 하려고 한다.

Q 연예인 대회를 하려면 사람이 꽤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A 개그맨 10명으로도 재밌게 했다. 개그맨들 게임 자존심 엄청 나다. 서로 다투다가 누가 잘하나 해보자 해서 한 건데 내가 1등할 줄 알았는데 못했다. (유)민상이 형이 두 번 다 우승했다.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운이다 운.

Q 요즘 같이 어울리는 멤버들 중에선 누가 제일 잘하나.
A 더 넛츠의 보컬인 정이한이란 친구가 가장 잘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잘한다고 너무 잘난 척하고 있어서 꼴 뵈기 싫다.

Q 최근 연예인들이 게임 홍보모델을 많이 하는데, 그쪽엔 욕심이 없나.
A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김기열의 인기 없는 오락실'이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그거 망하고 나서 그런 생각 없어졌다. 이것저것 다 해봤더니 욕심이 없다.

배틀그라운드의 '데드 아티스트' 김기열 "우리 집엔 왜 총이 없는가"

Q 본인이 생각하는 배틀그라운드의 매력은 무엇인가.
A 많은 게임을 해봤는데 재밌는 게임보다 졌을 때 열 받는 게임이 오래가는 것 같다. 죽으면 너무 화난다. 킬캠이 없으니 누가 어디서 죽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제일 매력인 것 같다. 히어로즈도 지면 진짜 열 받는다. 그리고 왜 항상 우리 집엔 총이 없는가. 옆집은 1층에 있는데. 차타고 세베르니까지 가면 미리 와있는 애들은 뭔가. 거기 사는 애들인가. 밀베, 포친키 이런데서 내가 가는 곳은 항상 총이 없다. 초크밖에 없다.

Q 배틀그라운드 열혈 유저로서 개발사 블루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왜 우리 집엔 총이 없는가. 우리 집에도 총 좀 있었으면 좋겠다. 만날 외곽으로 돌기만 하고, 거지 파밍하고….

Q 개인방송에서 배틀그라운드 외에 다른 게임을 선보일 계획도 있는가.
A 스팀에서 보고 재밌는 것 있으면 해볼 생각이다. 다음 시즌부터 히어로즈도 할 생각이다. 올해 안에 히어로즈 레벨 천은 넘기고 싶다.

Q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기사에 댓글 좀 달아 달라. 내 방송 시청자들은 대단한 것 같다. 그렇게 오래 방송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참 고맙고 대단한 것 같다. 요즘 시청자들을 위해 커스텀 매치를 많이 하고 있다. '집밥대전'이라고 KDA 0점대인 분들을 데리고 중계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더라. KDA 0.09인 분도 있었다. 평화주의자들이다. 에임이 없는 분들이다. 싸움은 역시 집밥이 최고다. 레이팅 1,500점 이하인 분들을 모집했는데 더 낮게 해야 할 것 같다. 자꾸 거짓말하는 분들이 계신다. KDA 5.0인 사람이 와서 자기는 권총만 쏘겠다 하는데 얼씬도 못하게 한다.

Q '집밥'의 의미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것인가.
A 그렇다. 순화한 표현인데 다 시청자들이 지어준 것들이다. 작명들을 잘 하신다. 홍진호씨는 연막탄을 10개씩 들고 다니는데 '배그에서 다크스웜 친다'고, '역시 폭풍저그'라는 말도 한다. 재밌는 분들 참 많다.

Q 앞으로 계획은.
A 방송을 2~3주 정도 쉬었는데 좋은 개그 코너로 찾아뵙겠다. 대박 코너를 해야 하는데 잘 생각이 안 난다. 주변에서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단 얘기가 있다. 개그 좀 하라고 하더라. 게임을 잘 못하니까 자꾸 하는 것 같다. 방송 안 키고 얍삽하게 점수 올리고 할까 하는 생각도 한다. 레인보우식스부터 서든어택, 아바까지 FPS 게임은 다 잘했다. 레인보우식스는 프로 제의까지 받았었다. 개그맨하고 비빌 게 아닌데 배틀그라운드는 너무 못해서 속상하다. 잠이 안 온다. 자다가 깨서 다시 하는데 그럼 또 죽는다. 고민이다. 너무 못해서.

Q 일주일 기준으로 '치킨 먹는 비율'은 얼마나 되나.
A 개인전으로는 시즌 당 한 번이다. 스쿼드나 듀오는 자주 한다. 개그맨끼리 해서도 최근에 1등 해본 적이 있다. 얼마 전에 최초로 개인전 1등을 해봤는데 만세 불렀다.

Q 배틀그라운드 하느라 돈도 꽤 썼을 것 같다.
A 이건 3만 2천 원짜리 게임이 아니다. 3백 3만 2천 원짜리다. 송출용 PC를 하나 더 맞췄다. 내가 웃기려고 일부러 팀킬 한다는 오해를 벗고 싶었다. 결백하다. 30프레임에서 어떻게 싸우나. 눈물 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앞으로 실력 방송하겠다.(웃음) 비웃지 말아 달라.


사진=박운성 기자(photo@dailyesports.com)
정리=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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