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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지의 영웅담] '문자 통역'으로 청각 장애인의 권리를 지켜준 속기사들

이윤지 기자

2017-12-08 11:10

속기사 김태웅씨(왼쪽)과 이형렬씨.
속기사 김태웅씨(왼쪽)과 이형렬씨.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윤지 기자입니다. 오랜만에 [이윤지의 영웅담]으로 인사드리는데요. 이번 기사에서 소개드릴 영웅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7 4강과 KeSPA컵 2017 결승을 문자 중계한 속기사 김태웅, 이형렬 씨입니다. 제가 만나본 두 분이라면 '영웅'이란 호칭에 손사레를 치실 텐데요. 하지만 청각 장애인 분들께 e스포츠의 재미를 안겨주고, 비장애인들의 의식을 깨우쳐 줬다는 점에서 영웅이란 호칭은 더없이 적절했습니다. 배운다는 자세로 임해서 그런지 조심스럽고 진지한 인터뷰였습니다.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편집자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7 4강과 LoL KeSPA컵 2017 결승에 낯선 중계방이 생겼다. 김동준 해설, 이현우 해설, 전용준 캐스터의 중계가 끊임없이 채팅으로 올라오는 방송이었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문자 통역이라고 했다.

문자 통역은 순식간에 이슈를 끌었다. 청각 장애인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문자 중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줬다. 문자 통역을 기획하고 실천한 두 명의 속기사 김태웅, 이형렬 씨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말이다.

e스포츠가 청각 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무지했는지, 어떤 점을 알아야 하는지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김태웅, 이형렬 씨를 만났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청각 장애인을 위한 문자 통역을 해왔다는 두 사람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두 사람이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 장애인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문자 통역은 그들에게 혜택이 아니라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도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도구를 만들어내는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e스포츠 산업 종사자로서, 또 한 사람의 팬으로서. e스포츠의 일원인 청각 장애인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리고 그 깊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정리해봤다.

Q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김태웅=24살 김태웅입니다. 현재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청각 장애 학생들을 위해 강의 내용을 속기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속기를 주 업무로 하고 있어요. LoL에 대해서도 말해야 할까요? 2011년부터 즐겼고, 티어는 플레티넘이에요.
A 이형렬=이형렬입니다. 나이는 29살이고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에이유디) 의사소통 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에이유디에선 청각 장애인 분들에게 실시간 문자로 알림을 드리는 일과 행정, 기획, 홍보까지 종합적으로 담당하고 있어요. LoL은 다이아몬드5를 찍고 일반 게임만 하고 있습니다. 피들스틱을 좋아해요.

Q 인터뷰를 부담스러워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 이형렬=처음엔 인터뷰를 피했어요. 그런데 전용준 캐스터님과 따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전용준 캐스터님은 '문자 통역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캐스터를 오래 해왔지만 청각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못 했다'면서 많은 얘기를 해주셨어요. 말씀을 들으면서 인터뷰를 해야겠다, 그래서 청각 장애인이 필요한 것을 사회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우리가 부담스럽다고 빠지는 것 자체가 우리의 이기심이 아닐까 하고요. 앞으로는 인터뷰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응하자고 생각했어요.

Q 전용준 캐스터님의 응원이 컸던 거군요.
A 이형렬=KeSPA컵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전용준 캐스터님이 대회가 시작하고 끝날 때 문자 통역을 언급해주셨어요. 지금도 진행 상황을 보고 드리고요. 그만큼 관심이 많으시죠.

[이윤지의 영웅담] '문자 통역'으로 청각 장애인의 권리를 지켜준 속기사들
Q 속기사라는 직업을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소개 해주실 수 있나요?
A 김태웅=속기사는 스쳐 지나가는 소리를 문자로 기록해서 잡고,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을 돕는 직업이에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소리도 제가 속기를 하면 후대에 전해지잖아요. 지나가는 일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A 이형렬=쉽게 말해 빠르게 기록하는 사람이에요. 전 기록의 전문가라고 생각해요. 국회, 의회, 검찰 등 기록이 필요한 곳에서 많이 일하고 있고요. 이렇게 기록에 관련된 전반적인 일을 하는 것이 속기사의 첫 번째 역할이에요. 두 번째는 문자 통역이죠. 글을 빨리 칠 수 있으니까 청각 장애인 분들에게 소리를 문자로 보여주는 일을 할 수 있거든요. 기록과 문자 통역이 속기사의 주 업무에요.

Q 문자 통역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A 이형렬=에이유디에 있으면서 청각 장애인 분들께 정보가 필요한 곳은 다 갔어요. 회사 면접, 컨퍼런스, 포럼, 수업 등이죠. 광화문 1번가나 부산국제영화제 등의 행사에서도 속기를 했었고요. 청각 장애인 분들을 위한 자막 방송에서도 일한 적 있어요.

Q e스포츠 문자 통역은 어떻게 기획하셨나요?
A 이형렬=이전에 에이유디 직원이 저 빼고 다 청각 장애인이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어느 날은 게임을 좋아하는 여직원과 LoL 얘기를 했죠. 이 친구가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스트리머들의 개인 방송도 본다고 하더라고요. 의아했던 것이 텔레비전 같은 경우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이 제공되는데 개인 방송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냐고 했더니 '채팅을 보면 BJ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더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 '아, 청각 장애인들도 당연히 게임을 좋아하고, 개인 방송도 보겠구나. 그런데 왜 e스포츠 환경에서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이 제공되지 않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후에 콘서트장에서 청각 장애인 한 분을 지원하고 나오는 길에 여쭤봤거든요. 'e스포츠 환경에서 문자 통역 봉사를 해보려고 하는데 필요할 것 같냐'고요. 그 분이 자기도 LoL을 좋아해서 경기를 종종 본다고, 해설위원들이 '페이커'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 알고싶다고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 친구(김태웅)에게 제안했죠.
A 김태웅=채팅을 방송 화면에 띄우는 방법을 써보자고 했어요. 화면을 안 가리니까 보시는 분들이 수월할 것 같았거든요. 우리가 채팅을 칠 때는 다른 사람의 채팅을 막는 것이 좋으니까 '채팅창 얼리기' 기능이 있는 아프리카TV를 활용했고요. 그렇게 롤드컵 중계를 했어요.

롤드컵 2017 4강에서 진행된 문자 통역. (사진=김태웅, 이형렬 씨의 커뮤니티 게시글 발췌)
롤드컵 2017 4강에서 진행된 문자 통역. (사진=김태웅, 이형렬 씨의 커뮤니티 게시글 발췌)
Q LoL의 경우 중계진이 3명인 데다 말하는 속도가 빠르잖아요. 전문 용어도 많고요. 문자로 전달하는 것이 꽤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A 김태웅=어떻게 해야할 지 많이 생각했어요. 우리는 2명이고 말하는 사람은 3명이니까요. 우선 캐스터보다 해설위원이 말을 많이 하니까 제가 '동준'을, 형이 '클템'을 맡아서 진행했어요. 그렇게 1인분을 하면서 눈치껏 전용준 캐스터님의 말을 치자고 했는데 꽤 힘들더라고요.
A 이형렬=지금은 누가 '용준'을 쳐야하지? 이런 생각이 계속 들어요. 서로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죠.
A 김태웅=그런 문제가 있어서 롤드컵 때는 한 세트씩 맡는 것으로 했어요. 아무래도 인원이 부족하니 100% 전달하지 못했을 거예요. 검수를 해보면 90% 정도 받아적은 것 같아요.
A 이형렬=롤드컵은 괜찮았는데 KeSAP컵 때 중계진 분들의 말이 엄청 빨라졌더라고요. 그 때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좋아하는 기술로 좋아하는 게임을 속기하니까 재밌었어요.
A 김태웅=KeSPA컵 결승은 5세트 다 비등비등했잖아요. 그래도 또 힘들었던 것 같아요. 더군다나 2만 명이 보고 있고, 채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했죠. 다른 분들의 채팅에 감정이 다치기도 하고, 관리자 분이 워낙 바쁘시다보니 실수로 제 채팅을 금지한 적도 있고요.

Q 문자 통역에 대한 장애인분들의 피드백은 어땠나요?
A 김태웅=롤드컵 때는 괜찮았어요. 시청자가 적어서 부담감도 적었고, 채팅도 바로 올라오는 상황이었거든요. KeSPA컵은 유튜브 특성 상 일반 이용자들도 채팅을 칠 수 있어서 중계가 쉽지 않았어요. 문자 통역을 알리기엔 좋은 기회였는데 청각 장애인분들에게 큰 도움은 안 됐을 것 같아요.
A 이형렬=롤드컵 중계는 확실히 반응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잘 봤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그냥 정말 좋았어요. 다른 것보다 저희가 쉬는 시간에 채팅을 풀었거든요. 그 때 한 두마디씩 하시는데 저희에게 '잘 봤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와, 페이커 지렸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온전하게 즐기고 계신다는 생각에 정말 좋았어요.
혹시 커뮤니티에 올라온 KeSPA컵 문자 통역 시청 후기 보셨어요? 저희가 했지만 가독성이 정말 안 좋았거든요. '왜 뇌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는 없냐'는 공격적인 채팅도 있어서 멘탈이 나가기도 했고요. 상황이 굉장히 열악했고, 속기사 입장에선 아쉬움이 컸는데 그 분에게는 그마저도 하나의 선물이었던 거예요. 그럼에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
한 청각 장애인의 문자 통역 시청 후기. (사진=OP.GG 커뮤니티 캡처)
한 청각 장애인의 문자 통역 시청 후기. (사진=OP.GG 커뮤니티 캡처)

A 김태웅=KeSPA컵 중계가 아쉽긴 했지만 언젠가 한번은 많은 사람들에게 문자 통역을 알려야 했으니까요. 그래야 저희가 계속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 될테고. 다음에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발을 디딘 것이라고 생각해요.
A 이형렬=한국e스포츠협회에 감사해요.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청각 장애인 분들의 어려움과 문자 통역의 존재, 필요성에 대해 알릴 수 있었으니까요. e스포츠에서 배제돼있던 청각 장애인에 대한 이슈를 터뜨린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저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나라의 높은 분들이 '게임은 필요 없어'라고 할 지, '청각 장애인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지'라고 할 지도요. 하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어요. 전용준 캐스터님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하셨고요.

Q KeSPA컵 중계를 보니 아직까지 문자 통역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격적인 언행도 하고.
A 김태웅='악플러'는 어디에나 있는 존재니까요. 저희가 중계 중간에 괄호를 열고 '어그로(공격적인 언행)에 대답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유도하기도 했어요.
A 이형렬=중간에 멘탈이 흔들리기도 했는데 몇 만명이 있다보니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니 했어요. 신경 쓰면 끝도 없고,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그래도 95% 이상의 많은 분들이 동감해주시고, 찬성해주시고, 좋게 봐주셨어요.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훨씬 많아서 괜찮았어요.
A 김태웅=채팅 중에 유튜브에서 또 하게 되면 영상을 음소거로 해서 틀어달라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러면 경기만 보러 온 사람들은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까 나가겠죠. 소리가 필요 없는 사람들만 남을 수 있으니,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A 이형렬=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 청각 장애인 중에서는 조금은 들을 수 있는 분들도 있으시니까요. 제가 콘서트 지원해드렸던 분도 대본이 없어서 내용을 모를 뿐, 그분들의 억양과 함성은 들으시더라고요. 저도 보면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난청인까지 고려하면 조금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무엇이 맞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Q 두 번의 중계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김태웅=우리가 쓸모가 있구나. 우리가 평소에 하는 일이 이렇게 쓸모있는 일이었구나. 누군가의 요청이 아니라 우리가 자발적으로 제공한 일을 많은 사람이 찾고, 응원해주니까 자존감이 높아지더라고요.
A 이형렬=청각 장애인 분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살 만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청각 장애인 분들의 어려움이 개선될 수 있겠구나, 발전할 여지가 있겠구나 하고요. 이제서야 한 것도 사실 죄송스러워요. 늦어서 정말 죄송해요.

[이윤지의 영웅담] '문자 통역'으로 청각 장애인의 권리를 지켜준 속기사들
Q 사실 청각 장애인의 어려움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비장애인들이 어떤 부분을 알고, 유의해야 할까요.
A 이형렬=장애인이라는 욕을 되게 싫어해요. 장애인과 일반인, 장애인과 정상인이란 구도를 나누는 것도 싫고요.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에요. 특별한 혜택이나 배려를 받아야 하는 존재도 아니고요.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권리를 누리는 것 뿐이에요. 정보에 접근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문자 통역이 필요한 것이고요. 혜택과 도움이 아니라 권리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청각 장애인 분들은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보니 인간관계, 교육, 취업에 소외돼 있음에도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요. 이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스포츠와 관련해서도 청각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이 있구나 하고. 지원이 강화됐으면 좋겠어요. 에이유디가 그런 일을 하고 있고요.
A 김태웅=근 1개월 동안 청각 장애인과 연락을 하면서 수업을 들었어요. 그러면서 장애인이기 때문에 무언가 더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처음에는 '무거운 것을 들고 있으면 받아서 들어주자, 다른 일이 생기면 챙겨주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것 자체가 장애인 분들에게 상처가 되더라고요. 장애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평범하게 대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Q 청각 장애인 분들이 게임이나 e스포츠를 많이 즐기시나요?
A 이형렬=많이 좋아하더라고요. 특별한 게임이 아니라 LoL, 오버워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해요. 그래서 중계도 보고 싶어 하고요. 이런 욕구와 필요가 있으니까 저희가 속기로 도와드린 것이죠.

Q e스포츠 경기장에 와보신 적 있으신가요? 현재 e스포츠는 청각 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얼마나 보장하고 있을까요.
A 김태웅=용산 경기장만 가봤어요. 그런데 사실 장애인 시설이 잘 마련된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몰리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활동하기 어려워요. 용산도 마찬가지였죠.
A 이형렬=그간 장애인들의 e스포츠 접근성, 접근권에 대해 진지하게 다뤄진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 문자 통역에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만 봐도 그렇죠. 제대로 다뤄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저희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Q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요?
A 김태웅=관심이 시작인 것 같아요. 접근성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 그만큼 입에 오르내리면서 제도적인 문제로 확장되겠죠. 시간은 장애인의 편이에요.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 같아요.
A 이형렬=이상적이긴 하지만 자막 방송, 수화 방송이 필요하죠. 시각 장애인 분들을 위해선 화면 해설 방송이 필요하고요. 정보를 누리는 것은 인간의 권리잖아요. 자막, 수화, 화면 해설이 필요할 것 같아요. 청각 장애인들도 게임을 좋아하는 소비자에요. 그러니 필요한 것을 제공해줘야죠. 이 단순한 것만 알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장애인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몰랐던 거예요. 알면 알아주고, 누리게 해줘야죠.

[이윤지의 영웅담] '문자 통역'으로 청각 장애인의 권리를 지켜준 속기사들
Q 앞으로도 두 속기사 분들의 문자 통역을 볼 수 있을까요?
A 김태웅=계속 할 생각이에요.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서 하는 것이다보니 모든 경기를 하는 것은 어렵고 4강부터 중계하는 식으로 진행할 것 같아요. 플랫폼은 채팅 시스템과 유입성을 고려해 정하고요.
A 이형렬=본업을 배제하면서 할 수는 없으니까 자주는 못하겠죠. 그래도 여력이 되고 기회가 닿는다면 정기적으로 하고 싶어요,

Q 문자 통역이 e스포츠에서 어떻게 쓰이면 좋을까요?
A 이형렬=어렵겠지만 OGN과 스포티비 게임즈에서도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이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또 요새는 휴대폰 모바일 동영상, 개인 방송 소비가 늘어나고 있잖아요. 청각 장애인도 똑같이 원하거든요. 그런 곳에서도 청각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보장됐으면 좋겠어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요. 실제로 개인 방송에 대한 봉사도 생각하고 있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 한 두시간만이라도 1인 방송에 대한 자막을 제공하는 봉사요.
A 김태웅=프로 게이머 방송에 문자 통역이 도입되면 좋을 것 같아요. '페이커' 이상혁 선수 방송이라던가.

Q 긴 시간 좋은 얘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A 김태웅=선의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커져서 고맙다는 얘기도 듣고, 많은 관심도 받고, 인터뷰도 하네요.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해요. 기회가 닿는대로 문자 통역을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습니다.
A 이형렬=인간 관계와 교육, 취업에서 청각 장애인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정보 접근에 대해서도 고충이 많고요. 이런 상황들이 어느정도 해소됐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문자 통역이 조금이나마 그분들에게 기쁨이 되길 바라고요. 그리고 청각 장애인 분들의 어려움에 대해 많이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이윤지 기자

ing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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